옛동견
요시노야 이야기
쎄니체니
2010. 5. 11. 11:13
2004-02-14 07:42:01
인터넷 전화가 고장났다. 아내의 보챔은 아이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지 몰라도 내겐 심한 부담이다. 나 또한 네트웍쟁이가 다 된 모양이다. 전화가 고장나고서 3일간 잠을 설쳤다. 최근 3일간 내가 기억하는 꿈의 마지막 장면은 UPT케이블(보통 랜케이블)에 목이 감겨 숨넘어 갈랑 말랑한 장면이다. 일종의 직업병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5대의 단말기를 빌려다가 차례로 시험을 해본 결과 맘에 드는 놈을 고른거 같다. 휴~~ 트러블 해결에 3일 걸렸다. 네트웍쟁이로는 실격이다..--;;
규동(牛丼)은 일본애들이 많이 자주 먹는 음식이다. 우리나라 음식에 비교하면 불고기덮밥 정도 되겠다. 쇠고기에 간장과 물과 미린과 양파를 넣어 끓인 상태에서 밥위에 얹으면 완성이다. 설명만으로 보면 불고기와 비슷하리라 생각하겠지만, 맛은 많이 틀리다. 일본에 4년 반을 넘게 살면서 단 한 번 먹고 먹어보질 않았다.(고기 냄새가 많이 나. 내겐 역겨운 음식 되겠다.)
일본애들은 이 규동이라는 놈을 아주 많이 먹는다. 젊은애들은 일주일에 점심으로 두 세번은 먹는거 같더라.. 우리나라 유학생애들도 잘먹는 놈들 많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싸기 때문이다. 보통 한 그릇에 280엔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라는 압도적으로 싼 가격과 밥이라는 든든함, 게다가 재료는 소고기지,어디가나 눈에 띄게 많지. 즉,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규동을 파는 프렌차이저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음식점이 '요시노야'라는 곳이 있다. 메뉴라고는 규동하고 규동 곱빼기, 규동 정식 뿐이라고 할만큼 규동의 정도(?)를 가는 요시노야... 남들이 다른 메뉴 내놔도 흔들리지 않고 규동의 가격을 깍고깍아 내려 규동판매에 있어 부동의 1위 자리를 확보했으며, 규동 하나만으로 회사를 상장한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1일 요시노야의 전국 수천개의 체인점에서 규동판매가 불가능하게 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요시노야는 전량의 소고기를 미국에서 수입했었는데, 지난번 미국소 BSE 사건으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이 금지되어 결국엔 팔 수있는 소고기가 다떨어졌다는 것이다.
뭐, 그다지 대수로울 것도 없는 일일 것 같은데,,
11일 오후 5시경, 동경도내의 어느 요시노야 체인점에서 마지막 규동을 먹는 장면을 각 방송사가 생방으로 중계를 했으며, 신문과 뉴스에는 온통 요시노야 문닫는날이라는 타이틀로 신나게 방송을 했다.
마지막 규동 먹다가 눈물 흘리는 놈 부지기수지, 그 담날 새벽 치바에서는 왜 규동집(요시노야는 24시간 영업한다)에서 규동 안파냐고 난동부리다 잡혀간 놈들도 있지,,,, 웃기지도 않더라.....
내가 안먹는거 없어지던 말던 상관이야 없다만, 정말 요즘 먹을 거 없는 것 같다. 허긴, 전국 중국집에서 어느날 갑자기 춘장이 없어 짜장면 못판다고 하면 섭섭할 것도 같다......
다들 뭐들 먹고들 사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