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동견

물장수

쎄니체니 2010. 5. 12. 08:38
2004-08-19 16:29:53

아직 많이 덥네요. 그래도, 8월 초에 비하면 많이 더위는 가셨습니다. 곧 가을이 올겁니다. 가을이 오면 단풍이 그려진 맥주가 나올 것이며, 호들갑스런 방송에서는 연일 송이버섯을 구워데는 요리방송이 이어질 것 입니다. 일본의 가을은 그렇게 시작되지요.

홍콩에 다녀왔지만, 거둔 수확은 제로.. 몇 백억의 꿈이 사라지니 현실은 더욱 암담하게 다가 왔습니다. 그때 다루었던 제품들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설득력(?)을 가진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첫 번째가 몇 번이나 거론했던 IP전화..
두 번째가 물장사 였습니다.

신비의 물을 만드는 기계를 설계한 어느 아저씨와 몇 달을 했습니다. 이 아저씨.. 나이는 이미 60을 가볍게 넘었으며.. 몇 년전 뇌졸중에 걸려 거동이 불편했습니다.
이 분은 젊은 시절에 전투기 파이럿이였고.. 현역을 마치고는 남미등을 돌아다니며 물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10여년의 연구 결과 만들어진 것이 바닷물을 정화해서 마시는 물로 변화 시켜주는 기계 개발에 성공 했다는 것이 이 분의 설명이었죠.. 그 기계를 실용화 해서 판매에 들어가려 했지만.. 어느 대기업에서 그 개발 특허를 사겠다고 했으나, 이 분은 헐값에 넘기기 싫어 거부했고, 그 결과 대기업이 방해를 시작.. 결국 회사는 도산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로는 어느 누구도 그 가능성에 대해 믿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도 처음엔 결코 믿지 않았죠.
그 분이 제시한 비디오를 보면서, 다들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90년대 초반에 발생한 관서대지진때 이 분은 자신이 개발한 기계를 가지고 바닷물을 정화하여 물이 부족한 곳에 공급을 했으며, 황궁 주변 해저의 더러운 물을 그자리에서 정화하여 마시는 것이 후지 테레비에서 방영된 모습이 녹화된 그 테이프.. 그걸 보면서 최소한 물을 정화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정화된 물은 단순히 마실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효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닷물에 포함된 미네랄을 체내에 흡수하는 것에 의해 각종 질병(예를 들면 암이나 종양, 피부에 바르면 피부병..)을 고칠 수 있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며.. 실제로 암을 고친 환자의 인터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즉, 만병 통치약이었던 거죠...

이렇게 좋은 물을 만드는 기계를 동경만에 설치해서 물장사를 하자는 것이 그 당시 우리의 사업 계획이었죠... 기계값만 1억에서 2억이 들었으며, 공장 부지 구입비.. 공장 설비 등을 위해 최소 몇 억이 들어가는 플랜이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이야기 입니다만, 그 당시 제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진지하게 그 이야기를 받아 들였습니다...
저역시 장인 어른이 어려운 병에 걸려 있었던 상태라 더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점점 믿어 가게 되었습니다...

그 분을 만난 것이 입사와 거의 때를 갔이 해서 거의 반년 넘게 수많은 브로커들과 머리를 마주하고 눈치쌈과 각자의 본심을 읽으려 시간을 보냈습니다. 홋카이도부터 큐슈까지 사장과 돌아다니며 돈있다는 지방 유지들을 만나 투자를 받아 내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었죠..(홍콩도 다녀왔군..ㅋㅋ)

결국 전 그 기계를 본 적도 없으며, 그 물로 병을 고친 사람도 본 적이 없었고.. 그 누구에게도 1엔 한 푼 투자 받은 적도 없이 세월만 보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은 법이죠..

이 경험은 저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주식에서 실패한 경험이 준 교훈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었다면, 물장사에서는 환상과 현실을 냉철하게 읽어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습니다.

시스템을 하는 지금도 꿈 같은 소릴 하는 사람에게 꼬집어 주는 버릇이 있는데.. 아마도 이때 배운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드라마남편 (2004-08-19 16:37:44) 코멘트삭제
봉이 김선달이 생각이나는군요.. ^^ 성공하시면 저도 아는척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