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동견
음모
쎄니체니
2010. 5. 12. 08:40
2004-08-23 14:11:12
지난 토요일부터 갑작스럽게 날씨가 시원해졌네요. 오늘은 반팔을 입고 출근하기엔 서늘하다 싶을 정도로.. 언제 더웠나는 듯이 가을이 부쩍 다가온 것 같습니다. 환절기 감기에 유의들 하세요.. 결혼을 했어도 수입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눈먼 돈 찾아다니기도 슬슬 한계를 느끼고 있었죠. 물장사는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유일하게 남은 전화장사.. 실은 이전부터 우리 비지니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 계셨습니다. 나고야에서 여행업으로 한 때는 매출 30억엔까지 올렸다는 사장님이었는데, 911테러이후 여행이 급감.. 결국 부도를 맞게 되었던 분으로 인맥하나 만으로 다시 재기를 생각하시던 분이었습니다. 그 분 역시 돈이 없었지만, 새로운 비지니스에 대한 열정으로 나고야의 지인들을 모아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6개월을 같이 지내왔는데.. 다행(?)이도 이 분이 시설투자 명목으로 3000만엔의 융자를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말이 3000만엔이지 이 돈은 받아봐야 빚잔치하고 나면 남는게 하나도 없는 돈이었죠.. 그 사실도 모르는 이 분은 먼저 1000만엔이라는 거금을 입금했습니다. 시스템을 구입해야할 돈으로 사원들의 밀린 월급중 몇 달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남어지도 달라고 사장은 반협박을 했죠.. 당연히 시스템 구입비용으로 선금을 지불한 이 분께서는 시스템을 보여 달라고 했고, 우린 아무것도 보여줄게 없었습니다.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걸 느꼈는지.. 이 분은 직접 시스템 구입을 했다고 하는 한국회사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으로 갔습니다. 물론 그 분은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돌아 왔습니다. 사장이 알고 손을 써 두었기 때문입니다. 금요일 저녁.. 그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급히 물어 볼게 있으니 나고야로 와달라고..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나고야로 갔습니다. 물론 사장에게는 비밀로.. 그 때 당시에는 그런 사정을 잘 모르고, 단순히 사업 계획상 상담할게 있는 줄 알고 갔습니다. 나고야의 회사에는 온 가족들이 나와서 일을하고 있더군요. 아들과 두 딸까지 나와서.. 사업 실패한 아버지를 돕겠다는 일념하에... 사업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마치니 저녁이 되었습니다. 이 분과 술을 한잔 하기로 하고 저는 동경으로 돌아갈 예정이 었습니다. 이 분이 이 사업에 걸고 있는 열정이 너무나도 애절했습니다. 밀린 월급도 못받고 있는 저의 신세도 마찬가지 였지만... 그 분이 탁 터놓고 말해달라고 하더군요.. 이미 1000만엔을 지불했는데.. 도데체 진전이 없는 이유가 뭐냐고.. 전 사기꾼이 되고 싶지 않았고.. 어려운 사람 등쳐먹는 일을 더이상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사정을 이야기 했죠. 판 깨는 일을 원하지도 않으며.. 조금만더 지원이 있으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거다. 지금까지 금액은 이런 저런 명목으로 사용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이 분은 저의 얘기를 듣고 납득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결코 제가 흘렸다는 이야기를 안하겠다는 굳은 약속을 받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해보자고.. 그리고 월요일.. 회사에 출근을 했더니 사장이 성질이 나있더군요. 저를 부르더니 무슨 소릴 하고 다닌거냐.. 왜 나고야엔 보고도 없이 갔느냐.. 사람 바보되는 것은 순간의 문제 였습니다. 바보가 아니라 배신자 취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장에겐 미안했지만, 더 이상 사기를 치고 다닐 순 없었습니다. 모든걸 솔직히 말했고, 새롭게 세팅을 해야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사장은 원래 나쁘 사람은 아닌지라 수긍은 해줬지만.. 그 일로 두 사람이 멀어진건 인지상정이지요.. 우습더군요. 사기치는 일을 막고, 새롭게 잘 해보자는 뜻에서 말을 했더니 그 분은 제가 그랬다고 하면서 사장을 닥달하고.. 사장은 가장 신임하는 사원에게 배신 당하고.. 사는 경험이 부족했던 탓일까요.. 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만 갔습니다. 두 회사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내용증명을 보내는 한편, 준 돈 갚으라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돈낸 놈이 쎈 건 사실이지만.. 이 분들 측에서도 우리가 하려고 했던 비지니스를 송두리체 뺏어 가려한 사실도 있건만.. 주위엔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 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의 진실은 갈등만 낳는다는 진리도 깨달았죠.. 결혼을 하고 두달.. 정말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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