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동견

비극

쎄니체니 2010. 5. 12. 08:53
2004-09-28 11:40:23

가을 장마로 흐린날씨와 비로 지난 4일이 지났습니다. 겨우 날씨가 좋아 졌나 싶었더니 다시 흐리군요.그래도, 완연한 가을입니다. 올가을엔 단풍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이언트를 팀에서 쫓아내기 위해 우리의 항의는 일주일의 유예기간에 들어갔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다들 모른척하며 평사시처럼 일들을 했습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되자, 잘못되었을 경우 내가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주 토요일 오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상사에게서 온 전화는 순간 호흡이 멈추는 듯한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자이언트가 어제 죽었다."

무슨 운명의 장난이랍니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200명이 넘는 큰 사무실에 모든 사람이 다 들릴만큼 시끄럽게 떠들었던 그가.. 어제만해도 아무렇지 않았던 그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자이언트는 원래 지병이 있었습니다. 4년전 원인 모를 병에 걸려 한 쪽 심장이 마비가 되었고, 그로 인해 1년간 회사를 쉬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1개월씩은 병원에 집중 치료를 받아 왔습니다. 그는 늘 죽음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운체 살아 왔고, 그것이 생각보다 빨리 온 것 입니다.
그는 치료에만 전념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입니다. 회사를 마치고, 집에가는 길..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고르다가 괴로워하며 쓰러졌고, 놀란 점원이 응급차를 불렀으나, 이미 그는 호흡을 멈추웠다고 합니다.

그가 몸이 부자유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너무도 갑작스러웠으며.. 너무도 가혹한 타이밍이 었습니다. 특히, 그를 쫓아내기 위해 열을 올렸던 저로써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도 극적인 결말이었습니다.그는 떠났지만, 저의 가슴엔 형용할 수 조차 없는 큰 죄악감이 남아버렸습니다.
애써, 이건 누구의 탓도 아니며.. 나는 나의 최선을 다했다고 변명을 해보아도.. 머리 속에서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가슴 한 켠엔 영원히 지우지 못할 그 무엇이 남아버렸습니다..

장례는 그로부터 3일 후였고..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장례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의 어머님과 누님은 많이 우셨으나.. 이상하리만큼 그 외에 우는 사람을 볼 수 없었습니다. 화려한 복장의 술집 아가씨들도 많이 왔습니다. 그는 그런 몸을 하고 술집도 많이 다녔던 모양입니다. 장례식에 그이 들의 모습은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시신은 꽃으로 덮여졌으며, 그가 좋아했던 물건들이 그의 옆에 놓여졌습니다. 그의 육신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평소엔 그렇게도 크던 그 였지만.. 핏빛이 가신 그의 몸은 그다지 커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고.. 관은 다시 덮여졌습니다. 뜨거운 불가마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님의 목소리에 더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음에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나쁠 수 있는가를 느꼈습니다...

불가마속에 들어간 그는 1시간이 안되는 시간에 한 줌의 재가 되었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많은 사람들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돌아가는 도중.. 늦은 점심을 하기 위해 식당에 들렀고.. 맥주를 하나 시켰으며 착찹한 마음을 누그렸습니다. 문득 옆에 앉은 사람들의 대화 내용이 들려 왔습니다. 그들은 고등학교 동창인듯 했습니다. 자이언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내용은 그다지 좋은 것은 못되었습니다.
'아, 자이언트는 친구들에게도 같은 모습이었구나.. 어렸을 때도 그랬구나..'
복잡하고 착찹한 마음만 더했습니다.
남은 맥주를 다하고.. 회사로 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이언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저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하길....
  

  
쥔장마누라 (2004-09-28 13:23:59) 코멘트삭제
신랑 글로 다시 읽어두 섬짓 하구려.ㅠ.ㅠ 그무렵...착하게 살아야지 결심 많이 하구 살았쥐용.그쵸? 잊구 살았었는데 다시 반성, 반성 하게 되는구려...
드라마남편 (2004-09-28 18:40:45) 코멘트삭제
사람이 죽는다는거..정말 슬픈일입니다.. 언제가 사람은죽는다고는 하지만요...........
유용식 (2004-09-30 10:00:17) 코멘트삭제
정말 리얼스토리 잘 보고있습니다. 직장에서 어쩌면 글에서 표현한 것 보다도 더 갈등이 심했을 수도 있었겠다 고 생각도 듭니다. 어떤 한 사람 때문에 회의까지 할 정도라니 말이죠. 익현님 잘못은 아니지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결과로 인해 익현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다. 가끔 내가 한 말에 대하여 섬뜻할 때도 있지요. 그래서 말을 조심하라고 하는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