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동견
파견
쎄니체니
2010. 5. 12. 08:54
2004-09-30 11:42:06
어제 21호 태풍이 일본 남부지방에 상륙하였습니다. 올해는 특히 태풍이 많습니다. 아침에만해도 날씨가 흐렸는데, 이제는 맑아 졌습니다. 남은 구름많이 세월처럼 빠르게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자이언트로 인한 남은 상처와 아쉬움은 컸지만, 회사에 돌아오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잔인할 정도로 평상심으로 돌아오는것이 인지상정이며, 세월은 또 그 아픔을 자연치유해가며 지나갔습니다. 우리 세은이도 엄마 배속에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랐으며, 출산을 위해 아내는 배속의 세은이와 함께 한국으로 가버린 것이 11월의 일이었습니다. 이 부덕한 애비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출산을 결정했습니다. 당분간 독신의 즐거움과 불편함을 동시에 겪어야 했습니다. 아마 그 무렵이었던 같습니다. 자이언트와의 갈등은 무척 큰 것이었으며, 회사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었던 상황에 일본삼성에서 사원 채용안내가 있었습니다. 어떤 망설임도 없이 지원하였고, 몇 백대일의 경쟁을 통해 최종 3명에까지 선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척 어려웠던 필기 시험을 또 어떻게 통과해서 가장 좋은 성적을(아마 100점 만점중 20점 정도 였을 것이다..^^) 받았다는 연락 까지 받은 상태였습니다. 또, 1년이 안되어 회사를 옮기려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좀처럼 최종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내부에서 여러문제가 있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습니다.그렇게 최초 이력서 제출부터 1년간 어정쩡한 상태로 지내야 했습니다. 매달 한 번씩 면접아닌 면접을 통해 전직에 대한 의사만 확인을 했죠. 아마 10번은 넘게 면접을 본 것 같습니다. 다니고 있던 회사는 평소처럼 늘 제안 작업에 시달렸고, 그에 비해 큰 성과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11월부터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습니다. 후지제록스사에 파견을 가게 된 것 입니다. 일본은 비교적 파견이라는 제도가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뽑으면 나중에 짜르기 어렵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다른 회사에서 사람을 파견 받아 일을 시키는거죠. 그 비용은 회사와 개인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저의 경우 대략 한달에 1300만원이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의 월급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지만..^^;; 회사에는 일주일에 두번 오전에만 출근 했고, 아카사카에 있는 후지제록스에 출근하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로젝트는 비교적 큰 건으로 10개 이상의 회사가 관련되어 있어 상당히 복잡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에 제가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것도 상당히 많으며,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공부도 하였습니다. 아마도 일본에 와서 가장 충실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장(앞으로 PM이라 하겠음)은 부장급이었고, 저는 이 분의 대행으로 스케줄 관리, 제문제점 관리, 각종 회의의 주관, 프로젝트 계획안 등의 작성을 했습니다. 바로 지난 달까지 이 일을 했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파견 생활에 대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