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5 15:14:18
일본에서 못해본 경험 중에 하나가 결혼식입니다. (장례식은 이미 두차례나 경험했건만....)
어제 우리 부서 부하직원이 어제 결혼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우리 부서 13명 중 기혼자가 고문, 부장, 나로 3명. 35을 넘긴 노총각이 2명, 이혼한 싱글이 4명, 33인가 4인가의 노처녀가 1명, 나머지는 총각으로 50세 미만에서 제대로 결혼 생활하고 있는건 나뿐이다..^^;;)
이번 결혼식이 일본에서 처음이었기 때문에 몇가지 제가 실수를 했답니다... 결혼식이라면 당연히 식장에 가서 축의금내고 밥먹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신랑 신부의 기모노사진(결혼식 참가자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결혼 한 달전 새신랑인 오오하시(27살)로 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결혼식 2차파티의 안내문이었습니다. 참가비가 남자가 8000엔이고, 여자는 7000엔이더군요.(남녀 차별..상당히 열받음...) 가만히 생각해 보았더니 출혈이 넘 클거 같아서(축의금 내야지, 파티 참가비 내야지...) 안간다고 했습니다.
지난주에 회사가서 오오하시에게 니 결혼식은 몇시에 어디서 하냐..라고 물었더니 이 인간 상당히 기분 상한 듯한 표정으로 장소는 왜 묻느냐 하는 겁니다.. 흠흠.. 뭔가 이상하다라는 걸 순간적으로 깨닫고는...
왜냐하면 일본의 결혼식에는 참석대상은 물론 앉는 자리까지 정해져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선배인 저는 그 맴버에 당연히 끼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거죠...
결혼식은 2시부터 양가 친척들만 모여 진행하고, 3시부터는 피로연인데 이건 결혼식 참가자와 부서의관리직들만 참가하는 걸로 진행된다고 하더군요. 즉, 제가 오오하시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는 저녁 7시 30분부터 있는 파티에 참가하는 방법 밖에 없었는데, 그걸 거부했으니 이 친구 삐질만도 했던거죠...
일요일 저녁 7시 반에 결혼식 가는 기분 아십니까? 투덜투덜 되면서 대충 옷 줏어입고 나왔죠.. 아내도 갑작스런 돈이 나가니 반가울리가 없죠.. 하라주쿠의 파티장(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도착한 건 정확히 7시 30분 이었습니다. 일단 주위 사람들의 복장에 머슥해졌습니다. 대략 100명이 넘는 인간들이 모여있었는데 다들 파티복이더군요.. 가슴이 시원히 파진 드레스 뭐 이런 옷들.. 남자들도 다 양복차림 이었습니다. 예전같으면 기죽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었는지 남의 시선 따윈 전혀 신경도 안쓰이더군요...
~회사 사람들과 함께.. 왼쪽 아가씨가 서무 담당, 오른쪽이 우리팀 매니져..~
~허긴 이 인간들의 돈을 결혼하는 사람이 낸다고 하면..--;; ~
신랑, 신부가 도착한 것은 8시쯤이 었습니다. 둘사람은 웨딩드레스와 예복 차림이었습니다.(하루 죙일 입고 있는군..) 이미 쥔장의 본전주의 본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던 상태였습니다. 30분에 이미 맥주 3병, 와인 반병 마셨으니 사진 몇 장 찍는거 빼구 계속 들이 부었다는거죠..
신랑,신부 도착과 동시에 비디오가 상연되었습니다. 피로연때 상영 된 것이라고 하는데, 내용은 두사람의 탄생과 성장기, 운명적인 만남 뭐 이런 사진들 이었습니다. 오오하시 이 녀석 언제나 얌전한 친구인 줄 알았는데 비디오를 보니 대학때 꽤나 날나리 였더군요..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비디오 상연이 끝나자 밴드가 축하송을.. 이 두사람을 위해 작사 작곡 했다는데,, 이미 쥔장은 취할 만큼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음악과 함께 파티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어 갔습니다. 대충 둘러보니 작업들어간 놈들도 적지 않더군요..^^;; 뭐 그런 면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도 않은 느낌이었습니다...다들 신랑 신부에게 한잔씩 돌렸고, 상당량의 술을 마신 신랑은 대충 입만 대는 상태까지 이르렀을때 제가 다가갔죠... "자! 한잔 받어.. 내가 그렇게 말렸건만 정말 결혼을 하고 말았단 말이쥐..." 오오하시는 더이상 못마시겠다는 듯이 머뭇거렸지만... 안마실거냐? 라고 했더니 이내 포기한 듯 원샷을 했고, 한 잔 따라주고 내자리로 돌아왔다. 한국놈은 언제나 한국식으로...흠흠...
신랑도 이쁘고, 신부도 이쁘다...
사회자가 뭐라뭐라 하더니 모두들 자리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 여직원이 나하고 같은 팀이라고 한다.. 뭔가 시작하나보다..--;; 열 몇팀으로 나눠서 OX퀴즈가 시작 되었다.. 퀴즈 내용은 오오하시가 태었났을때 3650그램이었다 OX? 두 사람이 첫키스를 한건 언젠언제다 OX? 뭐 이런 내용들 이었다. 난 그 취중에도 오오하시 근처에 가서 정답을 알려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이 녀석은 그럴 수 없다고 하면서도 테이블 밑에서는 정답을 가르켜 주고 있었다..^^;; 예정된 수순대로 우리 팀은 전부 정답을 마춘 유일한 팀이었다. 우리 팀만 주최측이 준비한 선물을 받았다.. 내가 뽑은건 "반지의 제왕" DVD였다. 실은 토요일에 봤는데...--;; 여직원이 뽑은 건 체지방까지 알 수 있는 체중계였다.. 여직원은 체중계는 이미 있으니 DVD와 교환해줄 수 없냐는 것이다..야호~~ 교환은 성립되었다.(체중계가 8000엔 이상한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머뭇 거릴 필요가 없었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집에 전화까지 했다.. 본전 뽑았다구..(점점 치사해지기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합창이 이어졌다. 오오하시가 늘 부르는 노래였다. 이 노래가 끝나고 두사람은 키스를 마지막으로 파티가 끝났다.
신부가 나눠 주는 사탕을 가지고 난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왔다..아내도 너무도 기쁘게 날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의 결혼식에 대해 정리해보면
1. 결혼식은 친척들 중심으로 한다.(약 1시간)
2. 피로연은 직장 동료, 아주 친한 친구들만 부른다.(약 2시간~3시간)
여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략 3만엔을 축의금으로 낸다고 한다.
->단, 결혼식과 피로연을 같이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3. 2차파티 (약 2시간)
위에 나와 있듯이 파티를 한다고 한다.
->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은 축의금은 안냅니다..
두 사람은 7년을 한결같이 사궜왔다고 합니다. 부디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일본에서 못해본 경험 중에 하나가 결혼식입니다. (장례식은 이미 두차례나 경험했건만....)
어제 우리 부서 부하직원이 어제 결혼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우리 부서 13명 중 기혼자가 고문, 부장, 나로 3명. 35을 넘긴 노총각이 2명, 이혼한 싱글이 4명, 33인가 4인가의 노처녀가 1명, 나머지는 총각으로 50세 미만에서 제대로 결혼 생활하고 있는건 나뿐이다..^^;;)
이번 결혼식이 일본에서 처음이었기 때문에 몇가지 제가 실수를 했답니다... 결혼식이라면 당연히 식장에 가서 축의금내고 밥먹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신랑 신부의 기모노사진(결혼식 참가자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결혼 한 달전 새신랑인 오오하시(27살)로 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결혼식 2차파티의 안내문이었습니다. 참가비가 남자가 8000엔이고, 여자는 7000엔이더군요.(남녀 차별..상당히 열받음...) 가만히 생각해 보았더니 출혈이 넘 클거 같아서(축의금 내야지, 파티 참가비 내야지...) 안간다고 했습니다.
지난주에 회사가서 오오하시에게 니 결혼식은 몇시에 어디서 하냐..라고 물었더니 이 인간 상당히 기분 상한 듯한 표정으로 장소는 왜 묻느냐 하는 겁니다.. 흠흠.. 뭔가 이상하다라는 걸 순간적으로 깨닫고는...
왜냐하면 일본의 결혼식에는 참석대상은 물론 앉는 자리까지 정해져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선배인 저는 그 맴버에 당연히 끼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거죠...
결혼식은 2시부터 양가 친척들만 모여 진행하고, 3시부터는 피로연인데 이건 결혼식 참가자와 부서의관리직들만 참가하는 걸로 진행된다고 하더군요. 즉, 제가 오오하시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는 저녁 7시 30분부터 있는 파티에 참가하는 방법 밖에 없었는데, 그걸 거부했으니 이 친구 삐질만도 했던거죠...
일요일 저녁 7시 반에 결혼식 가는 기분 아십니까? 투덜투덜 되면서 대충 옷 줏어입고 나왔죠.. 아내도 갑작스런 돈이 나가니 반가울리가 없죠.. 하라주쿠의 파티장(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도착한 건 정확히 7시 30분 이었습니다. 일단 주위 사람들의 복장에 머슥해졌습니다. 대략 100명이 넘는 인간들이 모여있었는데 다들 파티복이더군요.. 가슴이 시원히 파진 드레스 뭐 이런 옷들.. 남자들도 다 양복차림 이었습니다. 예전같으면 기죽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었는지 남의 시선 따윈 전혀 신경도 안쓰이더군요...
~회사 사람들과 함께.. 왼쪽 아가씨가 서무 담당, 오른쪽이 우리팀 매니져..~
~허긴 이 인간들의 돈을 결혼하는 사람이 낸다고 하면..--;; ~
신랑, 신부가 도착한 것은 8시쯤이 었습니다. 둘사람은 웨딩드레스와 예복 차림이었습니다.(하루 죙일 입고 있는군..) 이미 쥔장의 본전주의 본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던 상태였습니다. 30분에 이미 맥주 3병, 와인 반병 마셨으니 사진 몇 장 찍는거 빼구 계속 들이 부었다는거죠..
신랑,신부 도착과 동시에 비디오가 상연되었습니다. 피로연때 상영 된 것이라고 하는데, 내용은 두사람의 탄생과 성장기, 운명적인 만남 뭐 이런 사진들 이었습니다. 오오하시 이 녀석 언제나 얌전한 친구인 줄 알았는데 비디오를 보니 대학때 꽤나 날나리 였더군요..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비디오 상연이 끝나자 밴드가 축하송을.. 이 두사람을 위해 작사 작곡 했다는데,, 이미 쥔장은 취할 만큼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음악과 함께 파티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어 갔습니다. 대충 둘러보니 작업들어간 놈들도 적지 않더군요..^^;; 뭐 그런 면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도 않은 느낌이었습니다...다들 신랑 신부에게 한잔씩 돌렸고, 상당량의 술을 마신 신랑은 대충 입만 대는 상태까지 이르렀을때 제가 다가갔죠... "자! 한잔 받어.. 내가 그렇게 말렸건만 정말 결혼을 하고 말았단 말이쥐..." 오오하시는 더이상 못마시겠다는 듯이 머뭇거렸지만... 안마실거냐? 라고 했더니 이내 포기한 듯 원샷을 했고, 한 잔 따라주고 내자리로 돌아왔다. 한국놈은 언제나 한국식으로...흠흠...
신랑도 이쁘고, 신부도 이쁘다...
사회자가 뭐라뭐라 하더니 모두들 자리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 여직원이 나하고 같은 팀이라고 한다.. 뭔가 시작하나보다..--;; 열 몇팀으로 나눠서 OX퀴즈가 시작 되었다.. 퀴즈 내용은 오오하시가 태었났을때 3650그램이었다 OX? 두 사람이 첫키스를 한건 언젠언제다 OX? 뭐 이런 내용들 이었다. 난 그 취중에도 오오하시 근처에 가서 정답을 알려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이 녀석은 그럴 수 없다고 하면서도 테이블 밑에서는 정답을 가르켜 주고 있었다..^^;; 예정된 수순대로 우리 팀은 전부 정답을 마춘 유일한 팀이었다. 우리 팀만 주최측이 준비한 선물을 받았다.. 내가 뽑은건 "반지의 제왕" DVD였다. 실은 토요일에 봤는데...--;; 여직원이 뽑은 건 체지방까지 알 수 있는 체중계였다.. 여직원은 체중계는 이미 있으니 DVD와 교환해줄 수 없냐는 것이다..야호~~ 교환은 성립되었다.(체중계가 8000엔 이상한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머뭇 거릴 필요가 없었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집에 전화까지 했다.. 본전 뽑았다구..(점점 치사해지기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합창이 이어졌다. 오오하시가 늘 부르는 노래였다. 이 노래가 끝나고 두사람은 키스를 마지막으로 파티가 끝났다.
신부가 나눠 주는 사탕을 가지고 난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왔다..아내도 너무도 기쁘게 날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의 결혼식에 대해 정리해보면
1. 결혼식은 친척들 중심으로 한다.(약 1시간)
2. 피로연은 직장 동료, 아주 친한 친구들만 부른다.(약 2시간~3시간)
여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략 3만엔을 축의금으로 낸다고 한다.
->단, 결혼식과 피로연을 같이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3. 2차파티 (약 2시간)
위에 나와 있듯이 파티를 한다고 한다.
->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은 축의금은 안냅니다..
두 사람은 7년을 한결같이 사궜왔다고 합니다. 부디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