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옮기기 전에 부지런히 연재를 마치려고 했지만, 그러긴 힘들것 같네요.. 회사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네요.. 그만두려면 돈을 몇 십만엔을 내라나 어쩌라나.. 골치 아프네요..--;
쉬는 2주 동안 담배로 끊었지만,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마지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쉬고 있으니 할 일이 별로 없더군요. 회사가는 아내 아침 해주고.. 빨래하고, 집 청소 좀하고, 인터넷 좀 하다보면 오후가 되었습니다.
지도를 펼쳐보고(군대에서 작전과에서 근무했던지라 지도 보는게 취미입니다..^^) 주위에 뭐가 있나 봤더니 공원이 큰게 두 곳이 있더군요. 자전거를 타고 처음 간 곳이 성북중앙공원이었는데 가는 길을 잃어버려 산넘고 언덕 넘어 고생고생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시 갈 생각이 안나더군요. 다음 날 간 곳이 히카리가오카 공원이었습니다. 가자마자 공원의 규모에 놀랐습니다. 마침, 집에서 가져온 인라인이 있었기에 가볍게 한 바퀴 돌았죠.. 무척 상쾌했습니다. 하지만, 혼자 타는 인라인은 무척 재미도 없었거니와 그 때만 해도 앞으로만 가는 진정한 초보 였기 때문에 금방 질렸더랬죠..
그 이후로도 한달에 한 두번은 공원에 인라인을 타러 갔습니다. 그다지 재미를 느끼는 건 아니었지만, 머리 식히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찬 바람이 불고, 12월이 되었던 일요일 어느날.. 공원 광장에서 슬라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땐 그게 슬라럼이라는 것도 몰랐지만, 앞으로만 가는 저에게 인라인을 타고 빙글빙글 돌고, 한발로도 타는 것을 보고 무척 감탄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넋이 나가 30분을 보고 있었을 까요? 연습을 하던 한 분이 저에게 같이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저같은 초보가 뭘 할 수 있겠냐며 정중히 거절했지만.. 괜찮으니까 같이 타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슬라럼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같이 타니까 재미가 있었으며.. 기술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더더욱 재미 있더군요. 동호회 이면서 어떤 속박도 없었습니다. 회비따위도 없었으며, 주말 오후에 생각날때 가면 다들 반겨줬습니다.
그러게 몇 달이 지나면서 대표이신 소마상, 절친한 형님이신 와타나베상, 타카미야상, 히로타 상과 특히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대단한 인라인 매니어 들이었고, 인라인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같이 고민도 해주시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는 같이 즐거워하는 이른바 이웃 사촌과도 같은 분들이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슬라럼 동호회 사람들과도 친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살면서 변변히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었습니다만, 인라인을 계기로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인라인은 삶의 변화 였으며, 하나의 목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이런 저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다름아닌 세은 엄마죠..^^;;
요즘엔 스피드에 빠져 있습니다. 내년 월드마라톤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죠..^^ 21키로 40분 완주라는 목표를 가지고..
뭔가 목표를 가지고 사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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