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つぶやき

코닥필름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 벌써 3주째.. 말로만 듣던 월화수목금금을 실행중이다.
바카스 한 병 먹고 힘내보자...

벌써 십수년 전 이었다.
일본에 처음와서 시작한 아르바이트 가게의 점장(이하 텐쵸)이 주먹만한 카메라를 들고와서는
이게 디지털 카메라이며, 메이커는 카시오, 20만화소며...10만엔 정도라는 자랑을 하는데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내기억이 정확한 것인지, 텐쵸시끼가 구라를 섞은 것인지 아리까리 하기도 하지만.
뭐 어쨌든. 아직도 뚜렷히 기억하는건 디지털이라는 것과 필름이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시부야의 비쿠카메라, 사쿠라카메라(전자제품 양판점)가서  쪼맨한 워크맨 만지막 거리며
신기해 하는 수준의 생활을 하는 나로서는, 
그 디지털 카메라는 비싸서 살 엄두도 못냈지만,  너무 획기적이서 자주 들여다보는 물건중 하나가 되었다.

그 당시 나랑 같은 날 일본에 도착해서 같은 기숙사에서 살 던 놈들이 열명 정도 있었는데,
그 중 한 놈과 얘기 끝에 디지털카메라의 미래와 필름회사 미래에 대해 논쟁하게 되었다.
소소한 싸움의 발단의 시초가 늘 그럿듯 기억조차 못할 만큼 시시한 것이 었을게다.

나는 앞으로 디지털 카메라가 발전하여 필름 회사는 모조리 망할 것이라 했다. 10년 걸릴것이라 했다.
그 놈의 논리는 칼라 필름이 나왔다고 해도 흑백 필름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처럼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도.. 필름 회사는 망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치열하게 싸웠고, 없는 지식을 다 동반하며 침튀기겨 가며 싸웠다.
기숙사 관리소장이 주먹다짐하는 알고 언쟁이 끝날때 까지 문밖에서 기다렸다고 할 정도로

며칠 전 Kodak(창업자는 강해보이는 K를 앞뒤로 넣고 수많은 조합중 저 이름을 골랐다 함)이 망했다는 뉴스를 보고
십수년 전 언쟁을 했던 무식한 놈을 떠올려 보지만, 이름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꼭 그 놈을 찾아서 생각보다 5년 더 걸렸지만 필름 회사 망했다고 그 놈의 무지함을 일깨워주고 싶다.

하지만, 내 예상도 보기 좋겠 틀렸다.
필름회사는 자체 기술을 이용하여, 화장품도 만들고 카메라도 만들고 생존력을 키워왔다.
또한 필름은 그가 말했듯이 여전히 살수 있는 물건이다.
모조리 망할 것이라 예상했던 나의 단순한 사고 또한 극단적이며 한계적이다.

잡스가 개발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또 한번 세상은 변하고 있다.
나날이 디스플레이가 발전하여, 궁극적으로 종이가 필요 없는 날이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모조리 망할 필름 회사를 예상했던 것처럼.

그러나, 그런 날을 오지 않겠지. 종이나 필름은 따뜻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