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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앨범

13년 산행-일본 2위 키타타케

'세상은 1위는 기억해주나, 2위는 기억해주지 않는다.'

 

마케팅 교육에 자주 나오는 명문구이다.

에베레스트나, 후지산이 세계에서 혹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건 누구나 잘 알지만..

일본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이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北岳 - 미나미 알프스 3,193미터 (1위 후지산은 3,775미터)

 

한여름이었고, 새벽 2시에 집을 출발. 2시간여만에 야마나시 미나미 알프스 広河原에 도착

1시간여 버스를 타고 들어 간다.

 

6시 등정시작.. 4시 하산 완료.. 마지막 버스를 타고 나와야 집에 갈 수 있다.

11시간의 대장정... (전날... 모부장님 송별회로 정신없이 술을 먹고.. 음주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새벽 6시부터 등장 시작.. 아직도 술이 덜깨있는 상태

 

 

 

저기 까마득히 높이 보이는 곳이 정상

앞으로 다가올 시련이 얼마나 험난할 것이지 상상도 못했다.

 

시작부터 장난 아니다. 온몸에 땀이 줄줄줄줄줄줄...

헉헉헉헉헉

한 걸음 한 걸음이 힘겹다. 아내와 말없이 묵묵히 끙끙끙끙 거리며 오르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이지 죽을 맛이었다.. 9시까지 미친 산행의 연속이었다.

 

9시쯤 되었을까? 겨우 쉴만한 산장이 나왔다.

그리고.. 술 다 깻다.

 

이제 절반도 못올라 온듯... 삼각김밥 하나 먹고 출발... 어흐어흐..

 

2,500미터를 넘어서자..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며.. 드디어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주변의 시야를 가렸던 커다란 수목들은 사라지고

내 허리보다 낮은 초목들이 주인이었고,

후지산 등정때 못느낀 고산지역의 두통이 이따금씩 스쳤다.

 

 

11시쯤이 되었을까? 3,000 정도의 높이까지 올랐다.

 

얼굴은 웃지만.. 힘든 건 마찬가지일 터

 

 

 

1미터 폭의 길을 두고 천길 낭떠러지의 길...

 

이쯤오니 왠지 경건해진다.

 

구름은 무척이나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심해야한다.

 

 

3200미터 정상을 향한 마지막 돌길들...

 

 

 

주변은 3,000미터가 넘는 고봉들로 즐비하다.

 

 

3,000미터의 고봉들로 연결된 산등성이들...

 

 

 

 

 

 

 

 

 

 

 

오르면 아득함이 먼저 밀려온다.

 

 

저기가 마지막 정상을 향한 마지막 오름길

 

 

 

웃음기 사라진 정상 부근

 

아.. 올랐다..12시에서 1시 사이.. 대략 6시간 정도 걸린듯.

 

 

 

괜히 인상 한 번 써보고

 

 

 

8월인데... 저 밑에 하얀 것은 빙하

 

 

확실히 보이는 빙하

 

 

날만 흐리지 않았으면 내 나라도 보였을 것인데..

세상이 다 보인것 같았다.

 

 

 

 

 

 

말이 필요 없는 감동

 

 

 

 

 

 

인자 내려가야지.. 막차 놓칠라.

 

 

 

참말로 높고 험하기나...

 

사계절을 느낄수 있는...

 

 

 

그 겨울 눈이 많이 내려... 8월에도 남아 있다는 빙하.. 걸어 봤다.

아직도 눈의 높이는 5미터는 족히 되는듯...(중간중간 뚫린 곳이 있어 겁나지만... 잘 보인다)

상당히 미끄럽지만.. 쉽게 무너지거나 구멍날 두께는 아니었다.

 

여자저차... 부지런떨면서 간신히 4시 30분 도착... 막차시간에 겨우겨우 맞춰 내려왔다...(버스 같은 택시 타고 귀가)

 

총 11시간여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고.. 1년을 살아갈 힘을 얻은 하루였다.

자연스레 겸손하고 겸허해졌고...

아내와 이 좋은 산을 함께서 더 좋았다.

 

* '14년에도 3,000미터급 고봉을 아내와 올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