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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앨범

비바람치던 두번째 캠프-100320


1. 출발부터 3일 연휴의 위력
3일 연휴의 첫날.
후지산까지 100키로가 넘는다고는 하지만, 동명고속을 타야 한다 하지만
보통 2,3 시간이면 충분한데, 6시간이나 걸려야 했다.
네비게이션 마저, 정확한 위치를 못찾고, 몇 번이고 돌고 돌아야 했던 것이 아펐다.
*PICAグルンパキャンプ場
http://www.campica.jp/grinpa/index.html

2. 후지산의 위력
가는 도중, 차안의 뉴스에서, 초속 15미터의 바람이 불어, 후지산에서 짚새불놀이 행사를 하던
행락 인파 중 3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고, 불안하긴 했지만,
캠프 초짜들에겐 그것이 어떤 결말을 초래할지 전혀 알길이 없었다. 

3. 어둠의 위력
저녁 8시가 넘어 간신히 도착했으나, 해발 몇 백미터인지 모를 산 윗쪽은 별세상이었다.
어둠과 함께, 구름 사이에서.. 그야말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캠프 초짜들은 멈출수 없었고, 관리인의 한마디로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말았다.
"이런 날씨에 캠프 가능합니까?"
"오늘 꽤 텐트친 사람들 꽤 많은데요!"

어둠 속에서, 강풍 속에서, 텐트 치는 일은 용이하지 않았다.
1시간 넘은 사투속에 결국 텐트 폴대를 부러뜨리고 말았다.
친절한 관리인이 도착하고 나서 알았다.

관리인 텐트 렌탈할 것을 권유하거나, 통나무집을 권유했다.
그 상황에서 17,000엔이나 하는 통나무 집을 택할 순 없었다.

4.비바람의 위력
설영이 끝나고, 침낭속에 들어 간 것은 대략 12시 쯤 되었나 보다.
바람이 워낙 쎄서, 텐트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도무지 잠을 들 수 없었고,
2시쯤이나 되었나? 
텐트 상태를 확인 했으나,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다시 누웠을때  이슬비가 폭우가 되었다.
머리에 텐트가 닿았다. 차가운 느낌, 여태 듣지 못했던 소리들을 느꼈다.
텐트를 지지해주던 핀들이 하나씩 뜯겨 나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폭우 속에서, 강풍 속에서, 어둠 속에서,
마치 차력사처럼 맨손으로 핀들을 다시 땅속에 고정하려 했으나,
임시 방편도 되지 못했다. 텐트의 변형은 점점더 심각했다.
그나마 유일한 위안은 다른 모든 텐트들도 작살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최선은 나만 아니면 되는 것이지만, 아니라면 다 같이 당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새벽 3시가 넘어, 텐트를 버리고, 자는 아이를 들쳐 차로 피난 했다.

5. 현장
주위가 밝아 올때쯤 비가 멎기 시작했다.

무너진 텐트. 렌트 3,000엔/1박, 찢어지고 말았다. 변상에 몇 만엔이나 들까?!

걱정스럽기만한 세은맘

그나마 넘어지지 않은 텐트? 이미 찢어 질데로 찢어 졌다.
그리고, 뒷쪽으로도 5동은 더 있었다. 도착했을때는 말이다.


6. 아침식사
어제 도착해서, 숯 한박스, 장작 두 짐을 샀다. 젖은 녀석들을 집에 가져갈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숯불위로 어제 못해먹은 삼겹살을 구웠다. 아침부터

터프하게.. 혹은 귀찮아서...

김치찌게... 아침부터

겨우 살것 같았지만, 정리는 이제부터



그래도 좋은 우리 아이들

 


남는 건 사진뿐



7. 철수
온 몸과 마음에서 비명을 질렀지만,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다보니 복구 작업이 끝났다.
아침 내내 걸렸다.
다행히 친절한 관리인 아저씨는 텐트 값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 같은 날은 처음이라 친절히 설명도 해주었고,
다시 꼭 와서 도전하라는 위로의 말도 해주었지만, 과연?
이제 모든게 끝났다. 집에 가자!! 안도의 한 숨도 잠깐...
시동이 걸리질 않는다. -,.-

끝까지 힘들게 한 두번째 캠프 이야기 끝.